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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미니카공화국] 아이티 국경 도시 - 다하본 2 Dajabón 국경

2016. 01. 18, MON / Dajabon

다하본에서의 둘째날.
어제 도착해서 여러군데를 돌아 다녔지만
딱히 관광지는 없어서
오늘 오전에 좀더 둘러 보고
다른 도시로 이동할까 생각했다.
그러나 이런 나의 바람이 산산조각 날 줄은 ...
오전 7시반이 되었는데도 어둡다.
도미니카공화국에서 서쪽에 있다 보니...
해가 동쪽에 있는 아또 마요르 보다는 늦게 뜨는구나.
사람도 없고 학생도 없고
아직까지는 조용하다.

이렇게 1시간을 넘게 걷고 있다가
저 성당이 보이는 맞은편 공원 벤치에 앉아서 쉬는데
갑자기 건장한 사내들이 다가오더니
신분증을 확인하자면서 자기네들 사무실로 가자고 한다.
오른 허리춤에는 권총이 있고
군복도 입은 이도 있고
영문도 모른채 오토바이 뒤에 타고 아이티 국경 세관으로 들어 갔다.

그곳에서 4시간 동안이나 있을줄이야 생각이나 해봤을까
국경 지역이라 불법 체류자인줄 알고 조사를 했다는데
사실 그런 느낌은 아니고
어떻게 하면 돈을 좀 뜯어 볼까하는 것이 좀 더 크지 않았을까
게다가 나는 여권 원본이 없는 상태였고
시간은 많으니 차근 차근 설명을 하고 신분을 확인하는데
4시간이라는 오랜 시간이 걸렸다.

세관이라고는 한데
이곳은 사실 군부대 시설이고
이민국 직원이나 경찰들이 국경에서 문제가 있는 사건을 처리한다.
사무실에는 CCTV도 여러대가 있어서
실시간으로 국경을 감시하고 있기도 하네

부대 시설 내부에는
불법 입국을 한 아이티인들이 잡혀와서
대기하는 장소도 있고
다들 총기를 소지하고 이동하는데 상당히 삼엄하기도 ..

어쩄든 점심시간이 다가오니 밥 먹는 분위기다.
이쯤에서 이민국 직원도 이제는 가봐도 된다고 하네..
4시간 동안 물만 마시고 아침도 못 먹고
배가 고프다고 하니 점심을 주기도 하네.
도미니카공화국 아이티 국경 세관에서 먹는 점심.
참 뭐라 표현해야 할지 ?
이것이 이번 여행에서의 전화위복이 될 줄이야..
호텔로 돌아오니 12시가 넘었다.
어쩔 수 없이 하루 더 연장을 했다.
이제는 신분이 확인 되었으니
시내를 자유롭게 걸어 다닐 수 있는 명분이 생겼다.
국경 근처에는 상당히 큰 상권이 형성되어 있다.
대부분이 아이티인들인데
각종 물건을 사고 판다.
아이티 쪽에서 보면 도미니카공화국에 발을 딛는 것만으로도
행운이라고 생각할 듯.
철책 뒤로 보이는 아이티.
국경에 강이 하나 있기는 하나
건널려면 언제든지 가능하다.
게다가 신분이 불안정한 아이티인들은
굳이 국경 검문소를 통과하지 않고
이른 아침에 강을 우회해서 도미니카공화국으로 들어온다.
그것 또한 통제를 하려면 할 수 있겠지만
국경 검문소 주변을 빼고는 철조망도 없기 때문에
마음만 먹으면 쉽게 국경을 넘을 수 있다.
그리고 저녁에 다시 돌아가면 되니까
까리베 투어스 시간표.
다하본에서 몬떼 끄리스띠(Monte Cristi), 산티아고(Santiago)를 거쳐 산토 도밍고(Santo Domingo)로 간다.
하루에 6편이나 있네
나른한 오후
호텔 식당에 앉아서 이것을 마신다.
살얼음이 동동 떠 있는 Presidente 맥주
이 한모금에 오전에 있었던 일도 잊게 된다.
그렇게 호텔에 앉아 있으니
아이티인 장사꾼들이 물건을 팔려고 한다.
신발 장사에게서 산 스니커즈와
선물로 받은 20 구르드(400원 정도) 아이티 지폐.

어디에서 어떻게 무엇이 벌어질지 모르고 떠난 여행.
사실 그것이 더욱 재미있기도 하지만
아무 탈없이 국경 도시의 추억을 가져온 것에 감사한다.

오늘 아침의 고생이
다음날 몬떼 끄리스띠에서 행복으로 돌아 올줄이야..

덧글

  • 미라.. 2016/02/03 03:32 # 삭제 답글

    그러게 혼자 가니깐 고생이지... 그래도 잼 났겠다. 부럽다.젊었을때 고생은 돈 주고도 한다고 하는데...
    나도 같이 가고 싶을 정도로... 누구랑 같이 가면.. 좋았겠다.
    그리고 말이지 아이티 돈 좀 달라니깐... 갖고 싶다고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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